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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합니다

'갓생'합니다

블챌 주간 일기 팝업을 계속 무시하다가 무심코 클릭하면서 쓰기 시작해 6번째 글을 남긴다. 때마침 가족 여행을 다녀온 터라 글감 고민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매주 약간 고민도 되지만 꾸역꾸역 쓰다 보니 글이 쌓이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주 1회 규칙적인 포스팅 습관이 자리 잡을 듯해 처음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8월 셋째 주부터라 월간 참여 이벤트에 해당 안 되는 건 나중에 알았다. 대신 월 1회 참가만 해도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기에 뭔가 찾아보니, 글쓰기 도구 모음 창에 있는 스티커 아이콘에 들어 있었다. 솔직히 '갓생'이란 단어는 처음이라 찾아보았다. [신조어 사전] 갓생 오피니언 > 사내칼럼 뉴스: 신을 뜻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을 합친 것으로 부지런한 삶을 일컫는다. 현실에 집중하면서 성실한 생활을 하고 생산적으로 계획을 실천해나가는 이른바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의미하는 말로 주로 젊은 ... www.sedaily.com 신을 뜻하는 영어 ‘갓(G
소설 리뷰 | 책의 운명을 결정짓는 서점인들의 이야기 |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소설 리뷰 | 책의 운명을 결정짓는 서점인들의 이야기 |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오후도 서점 이야기 저자 무라야마 사키 출판 클 발매 2018.11.05. 이 책은 ‘책’을 구원하기 위해 애쓰다 결국 ‘책’으로 구원받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추천사, 4쪽 “그냥, 직감이에요∙∙∙∙∙∙.” 이 작가가 쓴 글은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39쪽 그는 산골짜기 작은 마을에서 ‘오후도’라는 오래된 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작은 서점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책에 관한 이야기와 마을의 평화로운 날들에 대해 블로그에 일기처럼 매일 올렸다. /본문, 94쪽 긴가도 서점에서 누가 봐도 훌륭한 서가를 만드는 츠키하라 잇세이. 점장이 지어준 별명도 ‘보물 찾기 대마왕’. 신간은 물론 출간된 지 오래된 책 중에서도 팔릴 책을 찾아내 적확하게 기획해 판매하는 서점 직원. /본문, 148쪽 등장인물들이 책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POP를 만드는 것을 비롯해 띠지를 제작하거나 포스터를 그리고, SNS를 통해 다른 서점과 소통하면서 같은 책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언니와 함께한 시간들

언니와 함께한 시간들

8∙9월 동안 친정에서 지낸 작은언니를 어제 배웅하고 왔다. 추억이 많이 쌓여서일까,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또 언제 만나자고 이런저런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다들 그렇겠지만 우리 자매들은 어릴 때 보다 지금 더 사이가 좋다. 언니가 있는 동안 동해와 남해로 자매 여행을 다녀왔고 아버지 산소에도 다녀왔다. 추석에는 영화 공조2를 보고, 톰 크루즈 팬인 언니를 위해 ‘탑건 메버릭’도 봤다. 아이맥스 영화관이 처음인 나는 영화 내용보다 상영관 시설이 더 만족스러웠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솔직히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3은 힘들 것 같다. 공조2가 박스 오피스1위 수성 중! '늑대사냥'에 잠시 1위를 내줬지만. 이 영화 급 땡기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이다. 잔인한 장면에서 눈을 감겠지만 배우 서인국, 정소민, 성동일, 장영남 씨 연기가 궁금해 볼 것 같다. 참외를 좋아하는 언니 덕분에 철 지나 비싸진 참외를 많이도 먹었다. 서면 맛집이라며 찐빵과 대형 김치만두도 맛보고, 명지에
아버지 산소에 다녀온 이야기 | 프랑스자수 | 로즈마리

아버지 산소에 다녀온 이야기 | 프랑스자수 | 로즈마리

태풍 '힌남노'는 가고 '난마돌'이 일본 쪽으로 경로를 꺾어 북상중이다. 요 며칠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 한 점 없이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9월 중순도 지났는데 에어컨 리모컨에 자주 손이 가는 요즘이다. RoonzNL, 출처 Pixabay #아버지 산소 어제 토요일 오랜만에 친정에 온 작은 언니와 아버지 산소를 다녀왔다. 잔뜩 흐린 하늘이 '진주'를 지나면서 개이기 시작했다. 곡성군은 부산보다 체감 온도가 높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엄마는 당신이 다닌 초등학교며 어린 시절 미꾸라지 잡던 개울을 가리키며 이런저런 추억담을 들려주셨다. 어린시절 엄마는 꽤나 개구졌던 것 같다. 편도 일차선 도로가 나 있는 나지막한 산길을 차로 조금 올라가자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 잡은 묘가 나타났다. 아버지 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묘 옆에 자리한다. 우리들은 화장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엄마가 반대하셨다. 그렇게 아버지는 고향땅에 묻히셨다. 그래서일까 자주 찾아뵙지 못한다. 엄마도 3년
[영화리뷰] ‘이순신’ 불패 신화는 계속된다 | 한산: 용의 출현

[영화리뷰] ‘이순신’ 불패 신화는 계속된다 | 한산: 용의 출현

한산: 용의 출현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개봉 2022. 07. 27. 영화 외계+인 1부, 한산, 헌트, 비상선언이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면서 그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최동훈 감독 영화는 다 챙겨 봤는데 너무 일찍 막을 내려 이번에는 보지 못했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모양이다. ‘한산’은 추석까지 장기 상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순신’ 불패? 신화가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이 중 '한산'을 추석 전에 봤다. 영화 ‘한산’은 한산대첩을 모티브로 한다. 전작 ‘명량’보다 5년 전 과거를 다룬 후속작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지 15일 만에 한양이 점령되고 선조 왕이 의주로 파천하는 정세 속에서, 조선은 전세를 뒤집을 만한 승전보가 절실했다. 한산대첩은 꺼져가는 국운을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는 소수의 군함으로 바다에 성을 쌓는 ‘학익진’ 전술로 대승을 거두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
영화후기ㅣ공조2: 인터내셔날<슬기로운 공조>

영화후기ㅣ공조2: 인터내셔날<슬기로운 공조>

공조2: 인터내셔날 감독 이석훈 출연 현빈, 유해진, 윤아, 다니엘 헤니, 진선규 개봉 2022. 09. 07. 영화 공조가 돌아왔다! 올 추석 영화는 나의 강력한 요구로 가족들과 공조를 봤다. 평소 북한 소재 영화와 드라마는 즐겨 보는 편이다. 전편이 재밌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화려한 액션과 코믹한 전개로 2시간 9분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공조2에서는 FBI가 가담하면서 스케일이 더 커졌다. 출처: 네이버 전편에서 약간 식상하게 느꼈던 림철령(현빈 분)과 강진태(유해진 분)가 형, 동생하는 심파 요소가 빠지고, 어느 정도 대등한 입장에서 공조가 이루어진다. 말이 필요 없는 현빈의 멋진 액션만큼이나 유해진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사이버 수사와 과학수사를 적극 활용해 수사에 큰 도움을 준다. 액션도 늘었다. 두 꽃미남만큼 완벽하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터트린다. 그의 수다와 어리버리함이 하나의 전략으로 비칠 정도이다. 까칠하던 현빈은 남한의 수사 방식에 익숙해져 유연
드라마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동체에 이질적인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말하다>

드라마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동체에 이질적인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말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출 유인식 출연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전배수, 백지원, 주현영, 하윤경, 주종혁, 임성재, 진경 방송 2022, ENA 9월 초에나 느껴지는 까슬까슬한 감촉. 아침 공기가 어제와 다르다. 가을이 오려나보다. 지난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무더웠던 여름, 내겐 시원한 사이다 같은 드라마였다. 팽나무와 하늘을 유영하는 고래들을 떠올리면 역시나 기분이 좋아진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무뎌지기 전에 단상을 남긴다. Claudia14, 출처 Pixabay 자폐인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성향이 강하다. 그곳엔 나만 있고, 나와 너라는 개념은 없다. 즉, 사람들 속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감정을 잘 구별하지 못해 얼굴 카드로 다양한 감정을 익히고 표정 연습을 한다. 어린 영우는 밥만 주면 온종일 혼자 기차 잇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였다. 옆에서 아버지가 눈물을 흘려도 놀이에만 열중한다. 법에 도통하지만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이나 의도를
[드라마] 자폐와 가까워지다 ㅣ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자폐와 가까워지다 ㅣ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출 유인식 출연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전배수, 백지원, 주현영, 하윤경, 주종혁, 임성재, 진경 방송 2022, ENA 화제의 드라마 우영우는 다소 생소한 ENA채널과 넷플릭스에서 동시 방영되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우영우 변호사의 로펌 생존기를 다룬다. 배우 박은빈은 자폐 연기가 부담스러워 출연을 고사했다지만, 본인의 우려가 무색할 만큼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극중 ‘우영우’는 엉뚱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0.9프로로 출발한 시청률은 9회 만에 15프로를 갱신하고, 마지막 회에서 17프로대를 기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영우 인기는 급상승 중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간 시청률에서 알 수 있듯이 우영우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팽나무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한바다 로펌에 사건 의뢰가 들어오고 곧바로 재판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매회 방송되는 에
지리산 피아골 휴가 이야기, 우영우 팽나무도 보고 왔어요

지리산 피아골 휴가 이야기, 우영우 팽나무도 보고 왔어요

8월 8, 9, 10일 지리산 피아골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오랜 시간 집을 떠나 있던 나와 넷째가 합류했다. 단톡에서만 접했던 가족여행인지라 기대가 컸다. 다섯째가 음식 장만을 하고 여섯째가 술이며 불멍할 장작이며 그릴을 준비해왔다. 난 형제가 좀 많다. 상류에 위치한 피아골 펜션 주변은 시원하고 신기하게도 모기나 날벌레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2층에 자리 잡은 숙소는 넓은 평상이 한쪽에 있고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사적인 공간처럼 쓸 수 있는 구조였다. 도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시원한 바람에 정신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휴가철 피크가 막 지난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시원한 계곡을 우리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난 물이 무서워 발만 담갔지만 다들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놀았다. 손이 빠른 다섯째가 백숙이며 문어 전복을 삶고, 신김치 베이컨 말이, 스테이크, 떡볶이, 냉면, 지짐이 요리를 척척 대령했다. 밤에는 조개구이랑 감자 고구마도 구워 먹고 불멍도 했다.
소설리뷰 | 이상기온으로 인류가 감당해야 할 고통을 상상하다 |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소설리뷰 | 이상기온으로 인류가 감당해야 할 고통을 상상하다 |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 저자 조예은 출판 민음사 발매 2021.02.15. 『스노볼 드라이브』 매년 이상 기온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장마도 길게만 느껴지는데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적잖은 모양이다. 유럽에서는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녹지 않는 가짜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라니! 폭염, 한파, 게릴라성 집중호우, 잦은 태풍이 아니다. 소설 『스노볼 드라이브』는 이 기괴하고 기발한 설정만으로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작가는 어느 여름날 휴게실에서 작업 도중에 들은 위협적인 빗소리와 천둥 번개 소리에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기분과 함께 그 기분에 대해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소설은 이상 기후에 대한 경각심에서 출발했다. 작가의 말을 좀 더 인용해 보자. 폭우도, 폭설도 많은 한 해였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눈이 그치지 않았듯이 우리 세상이 어느 날 갑자기 온화해질 리는 없지만, 또 이미 착실히 이상 징후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지
소설리뷰 |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 『55세부터 헬로 라이프』, 무라카미 류

소설리뷰 |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 『55세부터 헬로 라이프』, 무라카미 류

55세부터 헬로라이프 저자 무라카미 류 출판 북로드 발매 2015.02.17. 소설 『55세부터 헬로라이프』(2012, 幻冬舎)는 무라카미 류의 중편 연작 소설집이다. 2014년 TV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 5편의 각 소설은 중년의 삶을 조명한다. 5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주인공들은 재정, 건강, 부부관계, 재취업과 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소설은 당장 그들이 처한 어려움의 해결보다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을 시사하며 끝을 맺는다. 이런 결말에 비극보다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안도감이 들었고, 잠시나마 미래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아래에 각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slavromanov, 출처 Unsplash 「결혼상담소」 재혼을 위해 맞선을 보기 시작한 나카고메 시즈코. 이혼 후 노후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혼상담소에 가입하고 맞선을 보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전 남편 때처럼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만족을 기준으로 상대를 선택하는 여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일하는 방법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에세이 리뷰)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일하는 방법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에세이 리뷰)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저자 김개미, 김겨울, 김광혁, 김기영, 김영글, 김주영, 김택규, 노명우, 리우진, 신견식, 이지영, 황치영 출판 글항아리 발매 2020.12.01. 지난했던 코로나와의 싸움도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요즘, 한국은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고 일상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위드 코로나인 지금도 여전히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일부지만 회사 복귀를 꺼리는 분위기는 ‘개인’보다 ‘집단’에 더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조금 낯선 광경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국에 ‘비대면’ 방식은 이전부터 그렇게 일해온 사람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이 책은 혼자서 일하는 방식의 긍정적인 면들을 부각한다. 물론 직업군에 따라서는 비대면이 불가한 경우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집단에 속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12인을 소개한다.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번역가 김택규, 신견식 출판 교
소설리뷰 | 어느 노인의 쓸쓸한 죽음 |『모나코』, 김기창

소설리뷰 | 어느 노인의 쓸쓸한 죽음 |『모나코』, 김기창

모나코 저자 김기창 출판 민음사 발매 2014.10.10. pasja1000, 출처 Pixabay 대한민국도 이웃나라 일본처럼 고독사한 사람들의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소설 『모나코』는 쓸쓸한 죽음을 맞은 한 노인의 이야기이다. 저자 김기창은 소설 『모나코』로 제38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작품을 쓴 동기는 아래와 같다. 나는 노인의 고독한 죽음을 통해 비정한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줄 수 있겠다고 여겼다. 아는 사람들은 너무 가깝고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 멀다. 나는 이런 차별적 거리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 중에서, 215쪽 위의 작가의 말은 짧지만 이 소설의 주제를 잘 보여준다. 소설 속 노인의 죽음은 비단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것이다. 또한 “아는 사람들은 너무 가깝고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 멀다”라는 말이 오늘날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진’이라는 젊은 미혼모에게 반한 노인은 잠시나마
소설리뷰 | 고양이 '나'의 눈에 비친 인간세상 ㅣ『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리뷰 | 고양이 '나'의 눈에 비친 인간세상 ㅣ『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저자 나쓰메 소세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1.30. 일본의 국민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1867~1916)는 자신의 만연령과 메이지 년수가 일치한다.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메이지 38년(1905), 즉 그의 나이 38세 때 「두견새」라는 잡지에 제1장이 게재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8월까지 연재를 이어갔다. 제2장의 서두는 “해가 바뀌면서 고양이 처지에 다소 유명해진 덕분에 우쭐한 기분이 드니 고마운 일이다.”(25쪽)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문장은 제1장의 인기에 힘입어 고양이 ‘나’가 독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소설은 처음부터 장편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니었나 보다. 소세키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고작 10여 년에 불과하다. 『도련님』 『풀 베개』 『산시로』 『그 후』 『문』 『행인』 『마음』 『명암』 등의 장편들이 이 시기에 쓰였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소세끼를 대중에게 알린 첫 작품이다
전염병과 불확실성ㅣ 『페스트의 밤』, 오르한 파묵

전염병과 불확실성ㅣ 『페스트의 밤』, 오르한 파묵

페스트의 밤 저자 오르한 파묵 출판 민음사 발매 2022.03.04.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 의무화, 모임 제한, 재택근무, 봉쇄 등의 여러 방역조치가 시행되었다.약 2년 전 발생한 코로나는 아직 진행 중에 있고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마스크 의무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았지만, 이제 마스크 논쟁이 불필요하다는 걸 누구나 안다. 백신을 거부하는 시위도 한때 큰 이슈였지만,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아 주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상식이 된 방역수칙과 개인위생의 필요성은 역사를 거슬러 오스만 제국의 쇠망기인 120년 전에도 제기되었다. 소설 『페스트의 밤』에서는 「‘집합 금지’와 ‘2인 이상 모임 금지’」(184쪽)와 같은 조치들이 내려졌다. 병상은 부족하고 어수선한 시국을 틈타 방역을 방해하는 세력이 나타나고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특히 눈을 통한 페스트균의 감염 가능성은 코로나 사태 초기의 한 풍경을 보는 듯했다. 소설은 민게르라는
나는 왜 나인가 | 『하얀 성』 (feat. 오르한 파묵 입문)

나는 왜 나인가 | 『하얀 성』 (feat. 오르한 파묵 입문)

하얀 성 저자 오르한 파묵 출판 민음사 발매 2011.04.29. 블로그 이웃님의 소개로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었다. 최근 출간된 『페스트의 밤』(2022)을 읽고 싶었지만 작가의 시작점을 알아야 할 것 같아 초기 작품을 선택했다. 작가에 대해 오르한 파묵은 1952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가, 소설가가 되기로 한다.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 두 번째 소설 『고요한 집』(1983)에 이어 발표한 『하얀 성』(1985)은 작가에게 처음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검은 책』(1990), 『새로운 인생』(1994), 『내 이름은 빨강(1998)』, 『눈』(2002), 『순수 박물관』(2008) 등이 있다.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하얀 성』, 뒷표지에 소개된 추천의 말은 책을 읽을 이
김초엽 작가의 SF 소설의 출발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feat.책리뷰)

김초엽 작가의 SF 소설의 출발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feat.책리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김초엽 출판 허블 발매 2019.06.2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김초엽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작품은 2021년 출간된 장편소설 『므레 모사』를 먼저 읽었다. 판타지나 SF 장르와 친하지 않지만, SF 소설의 매력에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김초엽 작가는 소설집에 수록된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7편의 작품에서 작가의 출발선상에 있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작품 속에 비친 미래의 인류는 우주를 자유롭게 여행하거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지구를 떠나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완벽한 인간 배아를 만든다. 더 멀리 있는 우주까지 날아가기 위해 사이보그가 된다. 하지만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눈부신 기술 발달과 대조적으로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과학 이론이
삶에 관한 지극히 평범한 사실들 | 『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

삶에 관한 지극히 평범한 사실들 | 『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

딱 한 번만이라도 저자 마스다 미리 출판 소미미디어 발매 2022.01.17. 『딱 한 번만이라도』는 마스다 미리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이다. 이전에 수필 3편(‘여자라는 생물’, ‘영원한 외출’,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을 리뷰했지만 작가의 소설이 궁금했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동생 히나코와 언니 야요이, 두 자매의 부모님, 기요코 이모다. 소설은 가족 구성원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데, 딱히 사건이라고 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딱 한 번 만이라도” 자기 인생에 찬란한 순간을 맛보기를 바란다. 소설은 그 가능성만 살짝 암시한 채 끝나버려서 아쉬운 감은 있지만, 읽고 나면 개운한 기분도 든다. 소설 『딱 한 번만이라도』 동생 히나코 기요코는 히나코와 함께 브라질 여행을 떠난다. 비즈니스 석을 추가한 5박 6일 일정에 일 인당 180만 엔의 경비가 든다. 파견 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히나코는 이모 덕분에 투어에 동참했다. 히나코는 줄곧 파견사원으로 일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예술 |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임영아

지역 균형 발전과 예술 |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임영아

부산에서 예술을 합니다 저자 임영아 출판 산지니 발매 2021.11.18. 영화나 드라마에서 서울 이외의 지역은 시골이라는 인식이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가끔 등장한다. 지방 출신자의 거친 반발과, 무의식중에 드러나는 서울 사람들의 지방을 무시하는 태도가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러한 코믹한 상황 뒤에는 웃픈 대한민국의 현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은 자고로 서울로 가야 성공한다.’, 혹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서울은 정보와 일자리가 월등하게 많기 때문이다. 예술 공연과 전시만 보더라도 수도권으로 가야만 접할수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국 예술인 복지 재단’에서 발급하는 예술인 패스를 이용할 만한 공연과 전시는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예술인 지원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임영아 작가는 지방에서 창작하는 어려움을 스스로의 경험에 비춰 책에서 밝히고 있다. 여러 어려움이 있음에
마음의 문을 열면 보이는 것들 | 소설 『캑터스 The Cactus』

마음의 문을 열면 보이는 것들 | 소설 『캑터스 The Cactus』

캑터스 저자 사라 헤이우드 출판 시월이일 발매 2021.11.10. 소설 『캑터스 The Cactus』는 가족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수잔이 중년의 나이에 겪는 성장통을 그렸다. 소설은 28개의 장으로 구성되었고 8월부터 3월까지 8개월간의 일을 다룬다. 저자인 사라 헤이우드는 법학을 공부한 뒤 사무변호사, 법률자문가로 활동했다. 소설 『캑터스』는 작가가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하던 시기부터 집필하던 소설이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도 만들어진 화제의 소설이다. 줄거리 주인공 수잔은 공공 건설 발주 담당 공무원으로 런던에 거주한다. 45세 미혼이고 12년 동안 조건 만남을 이어온 파트너가 있다. 자기 집을 가졌고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사람들과 엮이는 게 싫어 변호사 대신 행정공무원이 되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SNS를 하지 않는다. 매사를 자기중심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려고 한다. 버밍엄에 두 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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